2018년 송년 특집 좌담회

∙ 사회자 : 황영삼 한국외국어대교수
∙ 대담자 : 민주평통 중앙아시아협의회장 이재완, 카자흐스탄 국립대 교수, 김게르만, 고려일보 주필 김콘스탄틴

‘한반도통일의 불가피성’이란 주제로 고려일보에 기고한 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간 월 4회에서 2회로 기고 게재가 축소되는 등 변화의 과정을 거쳤지만 CIS지역의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반도의 역사 및 통일교육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 5월 남북한 학자 및 공연단이 참가한 한민족 포럼과 축제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년간 통일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추진한 고려일보 기고게재와 통일강연, 청년퀴즈경연대회 등 사업을 통해 고려인들이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좌담회는 남북한 상황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한해를 돌아보고 재외동포들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하여야 할 역할에 대해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아직도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의 갈등 해소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지만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사회: 만나서 반갑습니다. 좌담회 진행을 위해 몇 가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자주 그리고 자유롭게 다니고 계시는 김게르만 교수께서 2018년 남북한 상황에 대해 개괄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교수께서는 한국의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하고 계시면서 고려일보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누구보다도 더 한반도 통일과 평화문제에 구체적인 혜안이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김 게르만: 2018년 한 해 동안 거의 매일 사실상 한반도의 남북관계가 요동쳤고, 이러한 일은 과거 수십 년간 발생했던 일보다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양적인 측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고 질적인 측면도 보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행했던 협력 노력은 한반도에서 양쪽의 관계를 보다 더 친밀한 관계로 만든 것입니다. 남북한 변화의 질적 측면을 언급한다면 저는 남북한 정상이 최고의 합의를 보았다든가 아니면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든가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행했던 것이 반복되었고 그들이 걸었던 방식이 다시 나타난 것으로 봅니다. 게다가 남북한의 새로운 화해의 노력으로 최고의 산물을 내놓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아직 개성공단이 재개되지 않았고 금강산 관광도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봅니다. 현재 지정학적으로 그리고 지경학적으로 볼 때 주변 강대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평화의 공간에서 사실상 갈등과 충돌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에는 현재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잔혹한 제재조치가 진행 중에 있어서 러시아는 경제적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군사적으로도 과거 소련을 구성했던 국가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은 이미 한반도 6자 회담의 당사국이기도 한데 이들 국가들은 모두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환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 볼 때 한반도의 두 당사국이 스스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때 남북관계의 질적 변화는 우선 남북한에서 직접 나와야 하는데, 그것은 1차적으로 미국이나 중국을 고려하고 2차적으로는 러시아나 일본을 고려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슬로건이 어떻게 실천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샘 아저씨’의 보호가 없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 것 같다는 느낌과, 지나친 북쪽과의 관계 개선 추진이 남한 사람들의 소득 수준 저하와 경제지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공포를 야기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변화들은 남한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근심을 불러일으키고, 북한 사람들에게는 그 지도자의 방침에 전적으로 따르게 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사회: 그러면 한반도 통일에 관한 고려인 사회의 인식과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카자흐스탄에서 오랫동안 거주하고 계시는 이재완 협의회장께도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통일문제 외에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통일 인식에 관한 견해도 부탁드립니다.

사회자의 입장에서 볼 때 사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한반도 통일에 관한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현지관찰자의 입장이 아니라 한국에서 생각하는 견해입니다. 사실 한국인들은 현지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각자의 노력을 하는 나머지 조국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할 겨를이 없다고 봅니다. 단지 최근의 남북한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보도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도 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조그마한 변화라도 있는지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재완: 황교수님 말씀대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한국교민들의 반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다만 작년 말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위기의식이 높았는데 평창 동계아시안 게임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4‧27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감소된 점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알마티에서 개최된 한민족 축제에 북한 학자 및 공연단이 참가함으로써 남북한 관계의 해빙 무드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개최된 싱가폴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2차 정상만남, 9월 평양 정상회담과 백두산 방문 등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가 지속된 가운데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가능한 접촉을 통해 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사회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을 인정하고 성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콘스탄틴 :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모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대해 항상 걱정했습니다. 한민족이 분단되어 있는 것은 우리들에게 있어서도 큰 비극입니다. 여러가지 정치적 및 경제적 사정에 따라 남한과 북한이 오랜 기간동안 대결의 상태에 있었으며 그것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통치하기 시작하고 북한에서 김정은이 개혁을 시작하자 사태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현재 북한이나 남한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며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왜냐 하면 내부나 외부에서 통일을 원치 않는 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일년동안에 남북간 관계에서 돌파구가 열렸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는 북한과 남한이 가까워지고 있는 과정을 보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북한과 남한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 큰 고무감을 느낍니다.
 
사회: 그렇다면 카자흐스탄 국민이 보는 고려인에 관한 시각과 한민족 통합 그리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게르만 교수 및 김 콘스탄틴 주필께 질문드립니다.

김 게르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 면담을 포함한 실제 설문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카자흐스탄에 거주하지 않고 있어서 현지 고려인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한반도 문제를 다룬 현지에서 발간된 신문이나 자료들을 종합해서 판단해 볼 수는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반도 문제의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는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볼 때 그들의 생각은 전적으로 신문이나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단적으로 그들은 2년 전만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콘스탄틴: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북한이나 남한에 대해 똑 같이 대합니다. 한국은 개방된 나라이기에 한국과 더욱 긴밀히 협조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전략적인 파트너입니다. 우리는 한국과 실무적, 문화적, 사회적 연계를 맺고 있으며 합동프로젝트도 추진합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한반도 통일에 일정한 역할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남북한 대표들의 참가하여 한반도 통일 기원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는 것을 온 세계가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고려인 협회도 남북한이 가깝게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 이웃이 다툴 때는 셋째 이웃이 화해시킬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때문에 해외에 사는 750만의 동포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게르만: 제가 보기에 현재 카자흐스탄 국민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말씀드린다면 그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의 평화적인 움직임과 통일을 위한 노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 좋은 말씀입니다. 그러면 2019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북한 정부에게 바라는 제안이 무엇인지 참석자 모든 분께 질문드립니다. 먼저 제가 보기에 올해에 이어 내년인 2019년에도 남북한의 정상과 국민들은 매우 바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북한 정부 및 민간차원의 교류도 올해보다 더 적극성을 띨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양측의 노력이 진정성을 가지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가령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이 그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나머지 사업은 제쳐두고 이 하나의 사업만이라도 구체적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고, 남북한 양측에서 현실적으로 실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사업이야말로 그 동안 끊어졌던 한반도 통일의 맥을 잇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재완: 2018년은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일이 많이 일어난 한 해입니다. 한반도의 문제는 주변 4강 및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는 지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으며 특히 대륙과 해양 세력의 접합점에 있는 점이 우리 민족만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일방 국가에 의지하여 이를 해결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양국 지도자들은 잘 인식하여 어느 쪽도 자극하지 않는 지혜롭고 현명한 대외 정책수립이 요구되며, 대내적으로는 장기간 남북분단으로 인한 문화차이를 줄 일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생활수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경제협력도 중요하지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사고 및 행동 양식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므로 양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콘스탄틴 : 통일된 한반도는 우리 모두의 꿈입니다. 우리는 통일이 속히 이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과 북이 서로를 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남한과 북한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 과정이 계속되어서 한반도 통일의 날을 가깝게 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우리 고려인들도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회: 이제 조금 다른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내년 고려일보 기고 방향에 대해서입니다. 제가 보기에 기고의 방향 전환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남북한의 구체적인 협력을 위한 전략이 공개된 시점에서 보다 더 현실적인 분석과 대안에 대한 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령 한국이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의 종류와 전략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고려인 동포들의 기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되어야 합니다. 남북한 협력과 평화 체제의 구축 과정에서 구체적인 전략 및 고려인들의 역할에 관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고려인 사회나 한국 당국에서도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게르만 교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 게르만: 고려인을 위한 통일 교육 방식으로 지난 5년간 진행되었던 고려일보 게재사업에 기본적으로 큰 전략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주제 또한 이전처럼 ‘한반도 통일의 불가피성’이라는 표현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다만 사업 초기에는 한인들 간의 관계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간접적인 문제가 집중적으로 조망되었다고 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남북한의 최근 상황의 변화와 남북한의 협력문제가 지속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고려인을 비롯한 해외한인들의 역할 문제가 지속적으로 다루어질 것입니다.

사회: 이와 아울러 고려인 동포에 대한 한반도통일 교육의 방법과 방향 또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김 게르만 교수와 이재완 협의회장의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김 게르만: 제가 보기에 이 문제는 남북 관계의 변화에 관련해서 조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정서와 상호관계 및 친밀성과 관련이 되고 여기에는 재외한인들도 포함되겠지요. 교육문제는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초점이 두어져야 하는데 이들은 역사적인 이유로 이미 러시아어가 모국어로 된 세대들이기 때문에 올바른 교육 방향이 필요합니다. 이와 동시에 모든 세대의 재외한인들에도 이러한 통일에 관한 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와 한민족 통일에 관한 타 민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이미 아날로그 방식의 교육 방법뿐만 아니라, 인터넷 및 SNS를 통한 방식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저는 이미 유투브 및 페이스북을 통해 비디오 방식으로 한반도 통일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들과의 생중계 방식으로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간했던 것처럼 ‘한반도 통일의 불가피성’이라는 주제로 지금까지 기고한 글을 토대로 단행본이 발간되어야 합니다. 이미 한국 통일부의 지원으로 제2권까지 발간되었고, 제3권은 원고 준비가 완료되었으며 제4권은 내년 말에 발간될 수 있습니다.

이재완: 카자흐스탄이 독립한 지 벌써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회주의 시스템이 잔재되어 있는데 특히 교육분야에서는 더욱 더 그러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영향인지 고려인들은 직접 눈으로 보거나 경험한 것 외에는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고려인들이 해외여행, 유학 등을 통해 서방의 문물을 접했지만 아직 소수에 불과합니다. 고려인에 대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으로 데려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경험을 직접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인터넷 등을 활용한 시청각 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재 김 게르만 교수의 한반도 통일관련 기고가 월 2회 고려일보로 한정되어 있는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인터넷을 활용한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한글공부를 하고 싶은 고려인들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한글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한반도 상황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사회: 감사합니다. 오늘 논의된 다양한 견해가 잘 종합되고 향후 고려일보를 통한 한반도 통일문제의 관심 확산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