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극장의 보배

필자는 오늘 기사의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30년대말에 있은 무서운 사연을 회상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탈린 정책으로 말미암아 원동에서 많은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었고 이 비극은 고려인들에게 가슴앞은 추억을 남겨 놓았다... 강제이주의 쓰라린 고통을 겪은 또 한 가정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 한 때 원동의 뽀시예트 구역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던 어부 최일연 할아버지의 가정도 불연간 원동에서 쫓김 받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다. 그들은 다른 고려인들과 함께 화물차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게 되었다. 이렇게 거주지를 억지로 바꾸게 된 최일연 할아버지가 자식들을 데리고 올라 탄 화물차는 중앙아시아로 방향을 잡았다. 그 당시 원동에서 고려인들을 실은 객차도 아닌 가축들을 싣고 운반하는 화물차는 두 늦가을에 카자흐스탄 우쉬토베 역에 도착했다...

추운 늦가을에 우쉬토베에 도착한 고려인들은 형언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 생활의 터를 닦아나갔다.

최일연할아버지는 따뜻한 타쉬켄트에 머물게되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낯설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리를 고를 처지도 아니어서 그냥 고려인들이 집중하여 모여 사는 타쉬켄트주 양기울 구역 어느 한 꼴호즈에 머물기로 결정하였다. 생활은 한 자리에 서고 있지 않는다…

세월은 흘러  1963년 가을에 귀여운  손자  로마가  태어났다. 어린 로마는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양기율에서 자라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동창들과 마찬가지로 자랑찬 미래를 꿈꾸었다. 그의 꿈은 군사전문학교였다. 서류를  갖고 군사전문학교를  찾아 가니 아쉽게도 9월1일 전에 태여난 청소년들에게만  가능하다고 하면서 다음 해에 다시오라고 했다.  로마는 9월 15일에 태여났기에 입학서류를 접수시키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그 해는 군대복무를  가게  되었다. 조국앞에서 공민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최 로만은 성실하게 군대복무를 끝내고  고향에 돌아왔는데 때  마침  양기울구역에서  알마티고려극장에서 일할 배우모집 사업이 한창이었다...

1980년에 최로만은 알마티국립연극대에 입학했다. 지금  와서 보면 최 로만이 고려극장에 이바지한 기간은 38년에 달한다. 이 기사의 주인공 최 로만은 우선 예술적 기예와 실력이 뛰어난 배우이며 극장의 애국자로서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관중들의 인기를 자아내는 일등급 배우이다. 최 로만은 훌륭한 배우인 동시에 성격이 겸손하여 받은 표창에 대해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간청에 따라 말한바에 의하면 로만은 예술발전에서 세운 공로로 '카자흐스탄 공훈예술가'라는 고상한 칭호와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가 제정한 김진 상도 받았다. 

구소련 지역에서의 유일한 알마티고려극장은 고려인 사회의 자랑으로 되여 있다. 2년전에 극장은 나사르바예브 대통령의 정령에 의해 아카데미 극장 칭호를 받았다. 군중들을 위해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무한한 애국심에 불타는 배우들의 노력에 의해 극장이 오늘까지 존재하고 있다. 최 로만은 깊은 역사를 가진 공화국국립아카데미고려극장에서 근무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의 결정에 의해 고려극장이 이전 자리를 떠나 도시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는 소식을 모든 고려인들이 반갑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극장집단의 책임도 더 커진다. 

얼마전에 알마티 시민들은 홍범도장군 탄생 150주년에 즈음하여 연극 <홍범도>를 구경하였다. 이 연극에서 주역을 최 로만 빠블로위츠가 담당하였다. 그의 연기에 관람자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에 적합한 배경은 더 말할 수 없는 높은 예술적 수준을 보였다. 이에는 극장 연출가 김 옐레나의 기여가 크다. 

…홍범도가  빨찌산  부대를 거느리고 숲 속에서 활동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배경이야말로 참으로 현대식이어서 말할 바가 없이 보기 좋았다.  무대가 아니고 마치 모두가 산중에 같이 있은 감이 들었다. 젊은 연출가는  전망성이 크다. 기회를 타서 옐레나에게 앞으로도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바이다. 재능있는 배우 최로만 빠블로위츠는 배우집단에서만 모범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부러울 (좋은 의미에서)정도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외아들 예를렌은 대학을 졸업하고 건설부문에서 꾸준히 일하며 부모님들을 돕고 존대하는 효자다. 귀여운 손주는 매일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로만  빠블로비츠는 사랑하는 극장의 번영을 위해 앞으로도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흥미있는 역을 많이 놀면서 관람자들에게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최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