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통했어요!

카자흐스탄,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람들의 땅 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카자흐스탄의 첫 인상은 여유로움 이었다.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부터 현지인들은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황홀했던 한국에서의 경험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자신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것만큼, 우리들도 카자흐스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주었다. 친절한 현지인들의 한국인을 향한 우호적인 태도는 앞으로의 카자흐스탄 여행을 더욱 기대되게 해주었다. 

공식적인 첫 일정이었던 우슈토베는 말보다는 마음으로 통했던 날이었다. 같은 민족임을 잊지 않고 서툰 한국어여도 우리에게 너무 반갑다고 환영해 주시는 고려인 할머니의 인사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청소년 교류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먹었던 고려인식 국시는 익숙하면서 신선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수는 뜨겁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면, 국시는 비빔냉면과 잔치국수가 섞인 듯 차갑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고려인 할아버지께서 노래를 부르시자 할머니가 나오셔서 흥겹게 춤을 추셨고 한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앞으로 나와서 같이 추자는 손짓을 하셨다. 처음에 다들 부끄러워하고 서로의 눈치만 보다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서로를 쳐다보며 웃고 춤을 추는 이 시간에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온 우리를 반가워하시는 마음으로 하나 됨을 알 수 있었다. 

한국과의 교류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고려인 후손들이 살고 한국의 문화를 계승하려는 노력들과 한국을 향한 관심과 사랑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키워주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한 카자흐스탄 대학생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고려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 꿈이라 이야기 했고, 대부분의 드라마를 섭렵하고 있는 나조차 보지 못한 드라마를 본 사람들, 우리가 차고 다니던 명찰의 한글이름을 읽으셨던 아주머니, 비행기에서 만난 카자흐인-카이스트 재학생까지. 많은 곳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의 관계성이 있었다.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카자흐스탄 사람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 중 몇 명과는 한국에서의 두 번째 만남을 기약하며 연락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모래 사막, 설산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슈토베에서 알마티로 가는 길,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이 나오자 우리는 버스에 내려서 이 순간을 추억하기로 하며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와 이 사진들을 다시 보며 여행을 회상해보니 고려인 동포의 따뜻한 환대와 강제 이주의 가슴 아픈 역사 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카자흐스탄의 강렬한 태양 빛처럼 와 닿았다. 


최지우(청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