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땅에서 대활약 중인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체스 소녀'


불과 12세의 나이에 뛰어난 체스 실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소녀 오가이 아나스타시아 양이 지난 8월 말 영국 런던에서 온라인 형식으로 개최된 'World Mind Sports Olympiad' 국제 체스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체스계의 샛별 아나스타시아 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나스타시아 양은 지난 2019년 부모와 함께 카자흐스탄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주, 현재 경주 시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 일반 학교를 다니며 한국어로 공부하는 그녀는 현재 카자흐스탄 악토베 시에 거주하고 있는 국제체스연맹(FIDE) 인증 '인터네셔널 마스터' 타이틀(레이팅 2482) 보유자인 체스 코치 쿠데리토프 키릴 씨로부터 원격 수업을 받으며 체스 선수로서의 기량 또한 계속해서 연마해 나가고 있다. YTN 채널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자신이 한국으로 이주해온 이후 체스를 매개 삼아 한동안 자신에게 낯설기만 했던 새로운 환경, 언어, 문화 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현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아동 부문 체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올해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 25회 '월드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 세계 대회' 체스 종목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체스 대회에서 우승한 경우는 그녀가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 깊은 수상이라고 할 수 있다. YTN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탄 그녀의 인터뷰 덕에 이제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러시아어권 국가들에도 이 재능 있는 체스 소녀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번에 열린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 세계 대회' 체스 어린이 종목에서 아나스타시아 양은 총 3개 부문에 출전하였다. 어린이 종목에서는 고·저학년 구분 및 성별 제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Rapid' 부문에서 103명의 출전자들 중 22위를

기록하였고 '블리츠' 및 '슈퍼 블리츠' 부문에서는 각각 전체 44명 중 11위를 차지하였다. 이제 12세에 불과한 카자흐스탄 출신 소녀가 국제 프로 체스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여 거둔 성과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뛰어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나스타시아 양의 활약은 수많은 동포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그녀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도움을 준 이는 그녀가 속해 있는 체스 클럽의 회장이자 비즈니스 클럽 'KBN (고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부회장인 세르게이 인 씨다. 그는 아나스타시아 양이 체스 선수로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지지 뿐만 아니라 2백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후원하였다.

체스를 향한 열정이 넘치는 아나스타시아 양은 얼마 전 참여한 대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써부터 올 가을 시즌에 열릴 예정인 체스 페스티벌 ' King's Gambit'과 국제브레인스포츠협회(ICOC)가 주최하는 '코리아 체스 챔피언십' 대회 출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차기 대회들에서 더욱 더 진보한 실력을 보여줄 아나스타시아 양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앞으로도 그녀의 체스 인생에 무궁무진한 꽃길이 펼쳐지길 기원해 본다.

남 율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