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더 높은 곳을 향해가는 출발점!

졸업시즌이다. 교정 곳곳에서 탄성과 기쁨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대학 본부 앞에서도 알파라비 동상 앞에서도 졸업복을 입은 졸업생들 무리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시끌버끌 사진촬영에 한창이다. 모두의 얼굴에 기쁨과 환희가 가득 넘쳐나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이어 온 대학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작은 의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코로나로 강당에서의 단체졸업식은 생략). 어느 한 곳 졸업생들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이 있으랴!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 한 켠은 어느 새 뭉클함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또 그들을 떠나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함께 해 온 지난 4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오로지 고운 정만이 있어왔기에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클 수 밖에 없다. 

2020-21학년도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졸업 시즌이 캠퍼스 곳곳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7일에 카자흐국립대에서는 대학 차원에서 투이메바예프 좐세이트 총장 주관 하에 각 학과 졸업생 대표들만이 참가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투이메바예프 총장은 졸업식장에서, «만약 여러분이 나라의 아들이고, 시민으로서의 영예를 갖고 있다면, 독립국가 카자흐스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모든 정신적인 힘을 집중시키며 노력하라. 여러분이 이 땅과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는 국가 수장(나자르바예프 전임 대통령)의 당부의 말들을 인용하며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참가하지 못했다. 금방 물러갈 듯 했던 코로나가 올 해도 이어지면서 올해도 졸업생들의 얼굴을 대면하지도 못한 채 떠나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일시에 함께하지 못하고 저마다 상황에 따라 소그룹별로 캠퍼스에 모여 기념촬영만을 하게 된 것이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금년에 카자흐국립대는 전체적으로 6,600명의 졸업생을 배출시켰는데(학사과정-4,798명, 석사과정-1,611명), 이 중 필자가 속한 동방학부에서도 200여명이 졸업을 했다(한국학과-29명).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많은 한국학과 졸업생들이 '붉은 졸업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CIS 전통에 따른 것으로 우수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붉은 색의 졸업장은 지난 4년을 열심히 살아 왔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색깔에 관계없이 그들 모두 나에게는 떠나 보내는 귀한 ‘자식들’이요 ‘붉은 졸업장’ 수상자들이다. 

이제 졸업생들은 따뜻한 품이 되어 주었던 정든 '둥지'를 떠난다. 졸업은 언제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동반한다. 졸업생들의 앞에는 사회라고 하는 거대한 '정글'이 기다리고 있다. 그 정글에 살아가며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며, 그 와중에 실수와 허물을 덮어 주고 가려 주었던 대학이라는 둥지가 새삼 그리워 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종국에는 모든 어려움들을 멋지게 적응해 낼 것이고, 청출어람이라 했듯이 더 우수한 능력과 솜씨로 카자흐국립대인으로서의 위상을 드러내며 더 높게 비상할 것이다. 어디에 있던지 졸업생들의 성공적인 삶을 기원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4학년들이 떠난 학부 내에 적막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지난 6월 말부터 입학위원회에서 신입생 원서접수가 한창이다. 올해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 올 것이고, 새 얼굴들로 동방학부와 한국학과는 다시 채워질 것이다. 졸업생들을 떠나보 낸 텅 빈 마음은 아마도 새내기들을 통해 치유가 되고 위로가 될 것으로 본다. 금년 가을 새학기부터는 대면수업이 계획되고 있다. 어쩌면 지난 1년 동안 대면하지 못해 왔던 작년 새내기들(현재 1학년들)과 금년 새내기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기쁨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된다. 

이병조(카자흐국립대 한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