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양의 꿈과 승리

김 빅토리아 양은 자신의 이름(빅토리아는 라틴어로 '승리'를 의미)에 정확히 부합하는 성격을 지녔다. 이제 불과 17세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많은 성과와 승리를 쟁취한 그녀는 올해 고등학교를 교내 최우수 학생에게 수여되는 '알튼벨그(금뱃지)'를 획득하며 졸업하였고 영어능력 평가 시험인 IELTS에서 7.5 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본인의 오랜 꿈이었던 한국에서의 대학진학을 위해 지난 2년간 한국어 공부에 매진해온 그녀는 올 7월 한국어능력시험4급 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재외동포재단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한껏 들뜬 마음으로 한국 유학을 준비 중에 있다.

빅토리아 양은 일단 시작한 일은 승리를 거머쥘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미를 지녔다. 그녀의 성격에 내재된 완벽주의는 그녀가 무엇을 하든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이다. 그녀는 이러한 본인의 성향은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학창시절 우등생이었던 어머니 또한 고등학교를 최우수 학생들에게 수여되는 금메달을 획득하며 졸업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려 노력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사실 제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것은 고등학교 과정 자체가 그다지 어려운 수준이 아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출난 재능이나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거죠." 자신의 학업 성과에 대해 빅토리아 학생이 겸손히 자평한다.

그녀가 자신의 '역사적 조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지난 2018년 그녀는 재단법인 '고려인의 꿈'에서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을 시작으로 2019년도에는 처음으로 모국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서울은 물론 최남단 제주도까지 여행하며 국내 여러 곳을 두루 둘러본 그녀는 특히 대학교, 도서관, 박물관, 스터디룸 등 선진적인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교육기관들과 시설들을 체험하며 더욱 더 자신의 역사적 조국에 깊이 매료되었고, 장래에 반드시 이곳에서 대학생활을 할 것이라 마음 먹었다.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온 그녀는 곧바로 한국어 배우기에 돌입하였다. 초급 과정은 알마티 한국교육원에서 열리는 강좌를 수강하며 이수하였고, 작년 10월부터는 어학원 '한산'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빅토리아 양의 한국어 선생이기도 한 본 학원의 원장 한 넬리 씨는 그녀에게 교육비와 생활비 전액이 지원되는 재외동포재단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유학에 도전해볼 것을 권유한 장본인이다.

한 넬리 원장의 독려에 따라 장학금 신청을 결심한 그녀는 한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된다. 제출이 필히 요구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증명서가 아직 해당 시험을 치르지 않은 그녀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빅토리아 학생은 작년에서야 한국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기에 아직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었고, 또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시험일정이 계속 미뤄지는 통에 좀처럼 해당 시험을 볼 기회가 없었지요. 시험일이 얼마 전에야 비로소 오는 7월달로 확정됐는데, 장학신청 마감 시기는 지난 2월달이었습니다." 한 넬리 원장이 말한다. "하지만 알아보니 그 대안으로 영어능력시험 성적 증명서 제출이 가능했고, 다행히도 빅토리아 양은 탁월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었죠. 그녀는 곧 IELTS 시험에 응시해 매우 높은 수준인 9점 만점 기준 7.5점을 받았습니다. 또 장학생 선발 시 재외동포재단 측에서는 신청 학생의 학업성취도 및 대외활동 이력 사항도 심사 내용에 포함시키는데, 이 방면에서도 빅토리아 학생은 아주 뛰어난 '스펙'을 보유하고 있었지요."

이 밖에도 빅토리아 양이 장학생으로 선발되게 된 데에는 그녀가 작성한 에세이 또한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의 학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 적어 제출해야 했던 본 에세이에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운 좋게도 제가 어릴 적 저희 가정은 증조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저희 증조부님께서는 한국 본토, 그리고 극동지역에서 생활하셨을 때의 일화들을 자주 들려주시곤 했죠. 물론 아직 어렸던 저로서는 당신들께서 고려말로 해주시는 이야기들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오히려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그 내용에 더 큰 흥미와 궁금증을 느끼기도 했어요. 바로 이 때문에 우리 한민족의 역사에 대한 저의 관심이 오늘날까지 쭉 이어져 왔나 봐요. 이번에 장학생 신청을 할 때 제출했던 에세이에도 제 선조 분들의 삶과 운명, 제가 한국을 보며 느끼는 경이로움, 그리고 한국·한민족이라는 혈통적 뿌리에 대한 저의 관심과 열정 등에 대해 적었어요."

현재 한국 내 대학교 3곳에 입학신청서를 제출한 빅토리아 양은 들뜬 마음으로 입학허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제 모국에서의 학업과 함께 펼쳐질 빅토리아의 앞날에도 승리가 함께하길 바라며 그녀에게 행운과 성공을 기원하는 바이다.

남 율리야